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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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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ERAN 2019. 3. 7. 20:43

 

 

 

 

예약 시간에 맞춰 병원에 갔다. 질문지로 이것저것 검사했다. ADHD 검사를 하더라도 우울증이나 다른 검사와 함께 가야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꼭 ADHD가 아니더라도 우울증이 있으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하셨다. 전에 병원 갔을 때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그땐 심지어 ADHD 검사를 하지도 못했다. 일단 우울증 진단부터 받았었는데. 선생님 하시는 말씀이 비슷하다. 수긍하는 수밖에 없지.

 

우울한가? 차라리 ADHD이기를 기대했는데 우울증이 있고 그걸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은 이전에 진단을 받은 적이 있음에도 와닿지가 않는다. 극복할 수 없는 게으름이 우울인가? 그렇게 쾌활하게 지내지는 않는데 죽고 싶다는 생각도 안 한다. 내가 발전할 가능성이 없어 보여서 사는 걸 지루해하는 것도 우울인가? 그 사이클이 지쳐서 나한테 거는 기대가 점점 줄어들며 위기감을 느끼는 게 우울인가? 그냥... 이렇게 평온하게 무기력한 게 우울인가?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야지 뭐... 그럼 나는 대체 몇 살 때부터 우울했던 거지? 중학생 때부터? 자기효능감을 잃기 시작한 건 그때였다. 중1때 담임선생님이 중3때 나한테 총명함을 점점 잃는 것 같아 걱정이었다는 말을 한 게 기억난다. 하지만 계획을 죽어도 안 지킨 건 자존감 폭발했던 초등학생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우울 때문에 집중을 못했을 리가 없는데.

 

모르겠다. 결과는 다음 주에 나온단다. 내가 우울한가? 때로 우울했다. 정말 행복하고 낙관적으로 살지는 않았지만 그냥... 지낸 것 같은데 그게 우울한 거였나 거기서 생각을 바꿀 수가 있나? 우울하다기 보다는... 돈이 없고 능력도 없고 이룬 것도 좆도 없으니 당연히 썩 행복해하지 않았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더 즐겁게 지내는 게 정상이었나? 그놈의 소확행 누리면서? 모르겠다 모르겠어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한다. 자신감이 생겼다가 땅끝까지 꺼졌다가 한다. 정서는 평범한 것 같은데 질문지에 제대로 기입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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